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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이 있다, 목소리를 잇다."

    이은혜 기자님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교권과 권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 기독교 독립 언론, 뉴스앤조이에서 일하는 이은혜 기자라고 합니다. 2014년 5월부터 지금까지, 7년 조금 넘게 일을 하고 있습니다. 교회 내 성폭력이나 성 소수자 이슈 등 성 관련 이슈들을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Q. 많은 언론사 중에서 뉴스앤조이에 들어가신 이유가 있나요?

    원래 뉴스앤조이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었어요. 제 신앙적인 부분부터 설명해 드려야 할 것 같은데, 저는 모태 신앙이고 기성 교회의 문화 속에서 자랐어요. 성경을 읽으면서 제 회심의 포인트는 신약성경이었어요. 신약성경은 유무상통을 강조하고 나누지 않거나 거짓말하면 다 죽는 등 급진적이잖아요. 그런데 교회에서는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에 조금 의문이 있었어요. 그때 우연한 기회로 뉴스앤조이 기사를 보게 됐고, “아, 한국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곳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뉴스앤조이 기사를 통해 저의 신앙적인 갈급함을 해소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저에게는 신문사나 언론의 개념보다는 신앙 공동체의 개념이었어요. “저기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저기는 무슨 생각을 갖고 있길래 저런 기사를 쓰고 저런 이야기들을 할까” 그런 것들에 관심을 두다 보니까 항상 다른 일을 하면서도 구직 공고가 나면 “한 번 도전해볼까?” 이런 생각도 하고. 그래서 다른 기자님들은 어떠신지 모르겠는데, 저는 처음부터 “내가 기자가 돼서 다 비판해야겠다, 교회 다 뒤집어엎겠다” 이런 생각은 없었고요. 저희는 행정국을 사역국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사역국이든 어디든 여기에 들어와서 한번 일해보고 싶다” 그런 생각이 있었어요. 그러던 중 기자 채용 공고가 올라온 것을 보고 “한번 해봐야겠다”라는 생각에 지원을 했고, 어떻게 돼서 여기까지 왔네요. (웃음)

     

    Q. “유명 청소년 단체 목사의 두 얼굴” 기사 보도로 기독교 내 성폭력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올라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어떤 계기로 취재를 시작하신 것인지, 취재 과정에서 혹은 보도 이후에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대부분의 성폭력 보도는 제보를 받아서 시작이 돼요. 피해자가 직접 제보하는 경우가 가장 많고, 피해 사실을 알고 있는 제3자가 제보를 하는 경우도 있어요. 저희가 2017년 3월에 교회 내 여성 혐오 발언을 수집하는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어요. 인터넷으로만 잠깐 했었는데, 짧은 시간 안에 굉장히 많은 분들이 응답을 해주셨어요. 이 사건 같은 경우는 거기를 통해서 처음 연락이 왔었는데, 사안이 너무 중대하니까 따로 진행하기로 결정했죠. 

    3월에 제보를 받고, 취재를 시작해서 보도가 8월에 나갔거든요. 준비 기간이 사실 오래 걸렸어요. 그 이유는, 성폭력 제보뿐만 아니라 단체 운영 사안에 있어서의 문제점 이런 것들도 같이 제보를 받았기 때문이에요. 성폭력 사건이, 교회 내 성폭력 사건은 특히, 성폭력만 발생하지는 않더라고요. 한 사람의 권력이 극대화됐을 때 여러 문제가 나타나는데, 그중의 하나가 성폭력인 경우도 있고. 그래서 항상 돈 문제나 다른 운영 사항의 문제들이 같이 발생해요. 

    이 사건은 이야기하기가 많이 조심스러워요. 피해자분이 특정화될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굉장히 조심스럽게 접근을 해야 했고, 또 그때만 해도 저는 성폭력 사건을 취재하고 기사를 쓰는 부분에 대해서 잘 몰랐어요. 어떤 부분은 묘사를 해야 되고, 어떤 부분은 묘사를 하면 안 되고, 어떤 부분은 조심해야 되고, 피해자의 어떤 부분은 담지 말아야 되고 등등. 취재한 내용은 굉장히 많은데 그것을 기사에 전부 담아서는 안 되니까, 가려내는 것도 힘들었죠. 

    또 한 가지 어려웠던 점은, 이분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예전에 본인 선에서 정리가 되셨는데 성인이 되고 나서 한참 후에 사건화, 기사화, 공론화가 된 거잖아요. 그러려면 본인이 묻어두었던 이야기, 정리했던 이야기들을 다시 다 끄집어내셔야 했는데 그 부분이 굉장히 죄송했죠. 이것은 공익을 위한 것이라는 설득과 동의가 이루어졌었지만, 그럼에도 너무 힘든 기억이잖아요. 그래서 그 부분이 많이 죄송했죠. 

    그리고 취재, 특히 기사화에 있어서는 ‘확실한 증거’가 있어야 공방의 가능성이 적어져요. 꼭 법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공방 과정에서 더 상처를 받는 것은 피해자니까, 그런 부분이 없게 하기 위해서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는 게 가장 좋죠. 그런데 그런 것들을 피해자분이 해주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어요. 어떻게 보면 굉장히 무례한 부탁이었고, 무리한 부탁이기도 했죠. 결국에는 피해자분이 해주셔서, 그래서 그 후에 공방이 없었던 거예요.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된 거죠. 그런데 그런 부분들을 부탁드리기가 너무 힘들었죠. 저는 그 부분이 제일 힘들었던 것 같아요.

    또 다른 한 가지 힘들었던 부분은, 어쩌면 이런 부분은 일반 언론사에서는 고민하지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저희는 교회라는 집단을 다루잖아요. 저희도 다 교인들이고, 교회를 생각하는 마음이 있어요. 이 사건 같은 경우에는 리더의 잘못이 분명 있었지만, 워낙 크고 유명한 단체이다 보니 그 안에 수많은 청소년, 대학생이 있었거든요. 이 사람들은 자기들이 믿고 이루고자 하는 바를 위해서 열정을 다해 활동을 한, 헌신한 사람들이잖아요. 그런데 리더의 잘못으로 외부에서 충격이 가해졌을 경우에 발생할 일들이 우려가 됐죠. 그래서 차라리 그렇게 되느니, 미리 기사화하지 않는 방향으로 얘기를 해보자고 생각을 하게 됐어요. 기사화하지 않는 대신에 저희가 요구한 것은 성폭력을 명시한 공식적인 사과와 사임. 그리고 단체 내부적으로 문제가 있었던 것이니 감사. 또 그 단체에서 해마다 진행하는 큰 행사들이 있는데, 행사를 중지할 것. 그리고 관련된 사람들은 모두 손을 뗄 것. 저희는 그렇게 요청을 했었어요. 그런데 얼핏 보면 이것이 거래를 하는 것처럼 보이잖아요. 그럼에도 저희는 그곳도 교회라는 점, 그리고 교인들이 입을 상처를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었죠. 당연히 그렇게 하려면 제보자와 피해자의 동의가 있어야 해요. 다들 동의를 해주셔서 그 교회에 뜻을 전달했는데, 절대 응하지 않았어요. 기사가 나왔다는 것은 응하지 않았다는 것이죠.

    그래서 성폭력 보도는 비리 보도 등과는 조금 달라요. 고려해야 할 지점들이 더 많죠. 우선적으로 피해자라는 사람이 있는 것이고, 피해자분이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는 사람마다 다 다르거든요, 정답도 없고. 그러니까 그런 부분들을 모두 고려해야 하고. 

     

    Q. 교회 내 성폭력에 대한 인지가 높아지면서, 피해자의 목소리를 듣고자 하는 교회들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2차 가해가 일어나곤 하는데요, 우리가 피해자의 목소리를 듣고 전달할 때 기억해야 할 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저희가 이 책(『미투, 처치투, 위드유』)을 기독교반성폭력센터와 함께 썼습니다. 여기에 ‘교회 성폭력 제3자를 위한 가이드’라는 챕터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죠. 피해자 한 분을 데려다 놓고 여러 명이 둘러앉아서 피해 사실을 ‘경청’한다거나. 이런 것은 정말 아닌 것 같고요. 가장 믿고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한 사람 혹은 두 명 정도의 팀이 가장 좋죠. 그러나 그때에도 동일하게 주의해야 할 점은, 저는 취재 과정에서 피해자분이 증언하실 때 아무리 궁금한 점이 있어도 안 물어보거든요. 기사를 쓰기 위해 정말 필요한 부분일 때는 이야기를 다 하신 후에 아주 조심스럽게 여쭤보는 경우는 있죠. 섣부르게 여쭤보는 것에 주의했으면 좋겠어요. 또 충고하지 말고, 평가하지 말고. 피해자분의 이야기를 들을 때는 항상 반걸음 정도 늦게 따라간다는 생각으로, 절대 앞서나가지 않게. 그 부분을 유의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사실 그래도 부족하지만요. 

     

    Q. 최근 보수 기독교언론으로부터 ‘가짜뉴스’, ‘성윤리농단' 등의 힐난을 받고 계신데요, 이런 반대와 여러 난관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계속해서 활동할 수 있게 만드는 힘은 무엇인가요?

    두 번째 질문, 여기서 일을 시작하게 된 이유와 맞물려 있는 것 같아요. 제가 “난 뉴스앤조이에 들어가서 이런 기자가 될 거야”라고 생각을 했으면 오히려 못 버텼을 것 같아요. 그리고 조금 신앙적인 혹은 정신적인 이야기인데, 부정적인 이야기를 계속 듣다 보면 믿음의 산이 조금씩 갉아 먹혀요. 그럴 때 일을 시작했을 때의 마음가짐, 여기까지 오게 된 이유, 그런 것들을 생각하다 보면 조금씩 힘이 나는 것 같기도 해요. 

    그리고 또 다른 힘은, 저는 교회 성폭력 피해자분들 혹은 다양한 사회적 소수자분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전달하는 입장이잖아요. 저는 스스로를 전달자라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여기 계신 이분들의 이야기를 그대로 전달을 해서 이분들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비난을 하시는 분들은 사건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어떻게 존재하는 사람을 없다고 할 수 있겠어요. 그래서 “최대한 많이 알려야겠다” 그 생각으로 하고 있어요. 오히려 그렇게 대하는 게 더 마음이 편한 것 같아요. “내가 교회를 바꿔보겠다!” 이렇게 생각할 때도 있었는데, 제 역할은 아닌 것 같아요. 그래서 결론은 저희 회사가 전폭적으로 지지해주는 부분도 있고, 동료들도 전폭적으로 지지해주는 부분도 있고, 그리고 마음을 편하게 가지려고 하니까, 오히려 계속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Q. 다양한 주제로 기사를 써오셨는데, 앞으로는 어떤 부분을 다루고 싶으신가요? 

    지금까지 해온 것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거의 비슷하게 갈 것 같아요. 2016년 말인가에도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어요. 그때 혐오에 대한 말을 했었거든요. 그때 얘기한 혐오의 범위는 보다 더 컸다면, 지금은 혐오와 관련된 더 세부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것 같아요. 최근 교회와 관련해서는 성 소수자 뿐만 아니라 이주민 혐오, 이슬람 혐오도 흔히 접할 수 있죠. 또 기독교인들에게는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혐오와 능력이 없는 사람들에 대한 혐오가 내재되어 있는 것 같아요. 최근 한 설문조사에서도 기독교인들은 가난이 사회 구조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능력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는 결과가 나왔거든요. 그런 것들을 보면, 사회에서 특정한 사람들을 향한 혐오가 증가할 때 기독교인들이 그 중심에 있는 것 같아요. 왜 기독교인들이 더 그럴까, 그런 부분에 앞으로 더욱 관심을 갖게 될 것 같아요. 그래서 내년에는 그동안 해온 일들의 팩트체크와 함께, 혐오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더 많이 발굴하고 싶어요. 

     

    Q. 현재 ‘있는’ 교회 내 성폭력을 가시화하고, 피해자의 목소리를 ‘잇는’ 교회를 꿈꾸며 본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기자님이 꿈꾸시는 교회는 어떤 모습인가요?

    교회라는 곳은, 진부한 이야기겠지만, 당연히 사랑이 넘치는 곳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사랑만으로 교회 공동체는 절대 이어질 수 없고, 개인의 헌신 또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꼰대 같은 생각일 수 있지만 헌신이 없는 공동체는 얼마나 유지가 될 수 있을까. 한국 교회가 실패한 이유 중의 하나가 개인의 헌신을 하찮게 만들어버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저희 부모님 세대, 믿음의 선배들은 헌신해서 교회를 이만큼 일구셨는데 그 헌신이 도구화가 돼버렸잖아요. 저는 그 부분이 한국 교회가 실패하고, 이어지지 못한 이유라고 생각해요. 

    제가 꿈꾸는 교회는 작더라도, 서로에 대한 사랑과 헌신이 적절하게 혼합이 되어 있는 그런 공동체예요. 이렇게도 생각해요. 교회 성폭력에 있어서 ‘사랑’을 이야기하는 게 굉장히 조심스러운 이유는 사랑이 항상 가해자 편으로만 갔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제가 꿈꾸는 교회는 사랑이 아래로 흘러갈 수 있는, 그래서 자발적인 헌신도 동시에 일어날 수 있는 교회, 그런 교회입니다. 

     

    Q. 교회 내 여성운동을 잇는 분들에게 해주시고 싶은 한 말씀을 남겨주세요!

    예전에 백소영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 중에 저에게 깊이 와닿았던 부분이 있었어요. 굉장히 견고한 벽을 혼자 두드리고 있는 것 같지만, 여러 명이 계속해서 두드리면 아주 작은 틈이라도 생기고, 또 그 틈에 가서 여러 명이 두드리면 그것이 더욱 벌어지고, 언젠가는 무너질 수 있다,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이런 이야기였어요. 

    혼자 두드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제일 힘든 것 같아요. 이동현 목사 사건을 취재할 때 외롭다고 느낀 적이 있었어요. “나는 이렇게 열심히 쓰는데 왜 아무도 없는 거야.” 건방졌죠.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오래전부터 선배들이 교회 내 여성 운동을 일구어오셨죠. 그분들께 바통을 이어받은 게 가시적으로 보이지는 않더라도, 그 운동을 이어가는 분들이 곳곳에 있는 거잖아요. 어떻게 보면 거대한 흐름에 저는 점 하나로 끼어 있는 것이고, 그런 수많은 점들이 이어져서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 흐름이 결국에는 틈을 더 크게 벌릴 수 있을 거고요. 그래서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절대 혼자라고 생각하시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또 한 가지는 눈앞에 보이는 것에 일희일비하기 쉽거든요. 저 역시 그랬고, 사실 지금도 그러고 있고. 그런데 그런 마음을 버리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일희일비하지 않고, 또 번아웃되지 않고. 자기 마음 다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해요. 그런 부분들을 유의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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